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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시간까지 모니터 앞에서 일을 하다 퇴근을 한다.
따뜻한 물로 씻고나니 피로가 좀 가시는 모양이다.
다시 모니터 앞에 앉는다. 하루종일 모니터를 보고 일을 했는데 다시 그 앞으로 가는 것도 참 웃기다. 더 웃긴것은 그 와중에 내 눈이 참 불쌍하다는 생각을 먼저 하는 것이다.
특별히 할 것 없이 앉은만큼 인터넷의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별 생각없이 마우스 커서로 뒤적인다.
그러다 컴퓨터 옆 창틀 사이에 맥주를 하나 넣어뒀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한 일주일 잊고 있었던 것 같다. 추운 겨울이니만큼 창을 열 일이 없어서다. 지난 주에 사온 식스팩을 냉장고까지 가기는 귀찮고 시원하게는 두고싶어서 창과 창 사이에 줄줄이 세워놓고 마시던 것이 한 캔이 남아있었던 것이다.
왠지 계졀이 바뀌어 장농에 넣어뒀던 옷을 꺼내 입었다가 주머니에서 돈을 발견한 느낌이랄까..
샤워의 물기가 채 가시지 않은 머리를 하고 시원한 맥주 한 모금을 머금어 넘기니 인터넷 브라우저를 헤집는 마우스 커서에도 힘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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