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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원들은 스승 가이언이 임종을 지키기 위해서 온 또 다른 스승 나딜과 다시 만나게 되었다.
나딜이 새 영지를 개척하기 위해 떠난 지 8년만의 만남이었다.
나딜의 나이는 벌써 90이 넘었으나 200년 가까이 사는 용족의 피때문에 아직은 중년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고아였던 일행들에게 글을 읽고 쓰는 법과 수학등을 가르친 것은 바로 나딜이었다.
나딜은 반갑게 파티를 맞으며 옛 이야기를 꺼내며 미소 지었다.
"너희들이 옛일곱살때의 일이구나 벌써 오랜 시간이 지났는걸. 그땐 어리디 어린 너희들에게 정말 파렴치한 짓을 저지르고 말았어. 물론 애플은 그때도 비교적 성숙했지(미소). 그때가 그리울 때가 많단다."
그 이야기를 들자 기억을 잃어버리지 않은 두명은 순식간에 창백해졌고 기억이 없는 세명조차도 속에서 뭔가 메슥거리는 것을 느꼈다.
==회상씬==
원과 에이스, 프레이얼과 애플, 그리고 다른 두명까지 여섯명의 어린 아이들이 성의 외딴 방의 차가운 돌 바닥에 둘러 앉아있다. 전면에 왠지 부자연스럽게 놓여져 있는 다크우드로 만들어진 흔들의자... 잠시 뒤에 회색의 옷을 입은 은빛 장발의 미중년, 나딜이 들어와 조용히 앉는다. 가만히 주위의 아이들을 둘러보자 아이들은 저마다 고개를 떨구며 소리없이 떨었다.
나딜이 입을 열었다.
"오늘은 누구 차례지?"
점점 더 고개를 떨구는 아이들... 마치 바닥으로 쳐박혔으면 좋겠다는 듯한 움직임이었다. 그 조용한 분위기와 이런 모습, 어느 하나 한창 뛰어놀 어린 아이의 모습은 아니었다.
"그래 오늘은 에이스 차례구나. 아가씨? 준비는 되었겠지."
미소를 띠는 나딜의 앞에 비척거리며 부들거리는 다리를 억지로 일으키며 일어난 불쌍한 소녀는 얼굴에 두려운 표정이 가득했다.
"그만해!"
모두 흠칫 놀라서 쳐다보는 가운데 작은 노옴 소녀가 벌떡 일어나 나딜을 쏘아보며 소리쳤다.
"그만하라고! 이런 짓은 브랜디님도 하지 않아!"
모두 경악의 표정을 짓는 가운데 어린 땅의 요정은 벌컥 나무문을 열고 뛰어나가 버렸다.
그것을 가만히 쳐다보는 나딜은 나지막히 중얼 거렸다.
"어른 말을 잘들어야 좋은 아이지. 괜찮다 얘들아. 애플도 언젠가 느끼게 될거야."
그리고 한숨 들이쉬더니 왠지 쾌활한 말투로 일어서서 어쩔 줄 모르는 에이스에게 말했다.
"그럼 에이스양, 오늘 너에게 정해진 것을 해보도록 할까?"
그렇게 말하며 한없이 갸냘픈 어린 소녀에게 다가간 나딜은 나지막히 말했다.
"손을 내밀어라. 에이스."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을 것 같은 불쌍한 에이스는 쭈삣쭈삣 손을 내밀었다.
턱!
그 고사리 손에 놓여진 것은 아이의 상반신을 다 가릴 것 같은 한권의 책...
"그럼 어제에 계속해서 접힌 부분을 읽어 봐요."
충격을 받은 에이스는 책을 부여잡고 제자리에 주저앉아 울어버렸다.
"으앙. 싫어. 이런 건 못 읽겠어?"
어린 아이의 울음은 쉽게 전염되는 법.
공부방은 순식간에 울음바다가 되었다.
"싫어. 안할래." "재미없어. 싫어." 등등의 말을 들으며 나딜은 정말 난처한 표정을 짓는다.
==회상끝==
옛 이야기를 생각하며 나딜은 환하게 웃었다.
"지금 생각하면 여섯살짜리 꼬마들에겐 무리였지 싶어. 그때 썼던 책 이름이...'대륙 경제학 원론'이었지, 아마? 너희들이 글을 너무 일찍 떼서 신동들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 하하."
일행은 '저런 어처구니 없는 노인네!'라고 생각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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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 리젠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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