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사람은 여러 겹의 껍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태어날 때는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험한 세상을 살다 보면 사람들 사이에서 나 자신을 지키려고 껍질을 만들게 되지요. 누군가는 보호막이라고도 하고, 누군가는 방어기제라고 하더군요.
사람마다 얇은 껍질이 여러 개 일 수도, 두꺼운 껍질이 한 두개 일 수도 있지만
누구나 그 껍질 안에서 안전하게 사는 것에 익숙해져 있답니다.
그런데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관계를 맺고, 서로 알아가다 보면
이 껍질이 맞닿을 때가 있습니다.
얇은 껍질이라면 몇 마디 따스한 말과, 둘 사이의 신뢰로 금새 벗겨질 수 있기도 하지만
사람이 어디 그리 쉬운 존재인가요?
날 보호해주던 껍질이 벗겨지는 게 두려운 것도 당연하고,
그 안으로 아무나 들이지 못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그가 사랑하는 사람일지라도 말이지요.
껍질 안에 웅크리고 있는 외로운 나를 발견해달라고 소리치면서도
그가 내 껍질을 살짝이라고 건드릴라치면 불같이 화내고, "Don't touch!" 라고 외치게 됩니다.
혹시 아무일도 아닌 그의 말이나 행동에
깊이 마음이 상하고, 화가 난 적이 있나요? 그렇다면 그가 당신의 껍질에 닿았다는 증거일 수도 있답니다.
겉으로만 친하다면, 내 껍질들의 존재조차도 알아차릴 수 없을지 몰라요.
하지만 마음으로 사랑하고, 가까이 가길 원한다면 누구나 한번쯤은 격어야 할 고통이랍니다. 알에서 깨어나는 고통 없이 자랄 수는 없는 거니까요.
그가 내 안에 웅크려 있는 나에게 손을 내밀 수 있도록
문을 조금만 열어주세요.
그가 날 화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나와 더 가까워지려고
나를 더 사랑하려고 손 내미는 것임을 알아주세요.
'의리있는 세상(이전 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프라인 블로그 에디터 Qumana Blog Manager (2) | 2008.10.30 |
---|---|
사랑도 뻔한 게 좋다 (1) | 2008.10.30 |
김연아 죽음의 무도를 봤습니다. (0) | 2008.10.29 |
혼자라고 느낄 때 (0) | 2008.10.28 |
게티 빌라(Getty Villa)에 다녀왔습니다. (4) | 2008.10.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