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 시작. 말 그대로 모든 TRPG의 시작인 게임이며, 당연히 내용도 한정되어 있고, 규칙은 정돈되지 않고 복잡하며, 무엇보다 캐릭터의 개성을 규칙 상에서 뚜렷하게 나타낼 수 없었다.
AD&D: 팽창. Classic의 규칙을 기반으로 그 모든 상상력들이 총 집결하여서, 수많은 규칙과 직업들을 만들어냈다. 그러므로 다종다양한 캐릭터들을 단지 연기로만이 아닌 규칙으로 규정할 수 있게 되었고, 플레이어 개개인의 개성이 구현될 수 있었다. 그러나 Classic의 규칙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규칙들 간의 통일성이 없고, 이것저것 외워야 할 것이 많았다.
D&D 3.5: 정돈. D20이라는 단 하나의 규칙 아래, 모든 하위 규칙들을 전부 포함시켰으며, AD&D에서 구현하고 있던 많은 내용들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처음 접했을 때, 이보다 더 완성도를 가진 규칙이 D&D라는 이름 아래 나올 수 있을까 생각을 했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규칙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은 Multiclass는 가끔 균형을 무너뜨리기도 했지만, 엄청난 가능성의 문을 열어주었다.
D&D 4: 초심자용. Classic부터 3.5까지 변화는 있었지만, 큰 틀은 바뀌지 않았었다. 그러나 4는 여러 점에서 변화가 있으며, 그것은 좀더 표현력을 풍부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초심자들도 쉽게 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대폭 축소시켰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수많은 규칙들 속에서 어떤 것을 택해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다.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권은 넷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일 뿐.
자, 이제부터 4는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아보자.
2. 기본 규칙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주문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어떻게 마법이 없이 판타지가 가능하냐고? 물론, 마법은 있다. 그러나 POWER라는 이름의 한 하위 유형으로 존속할 뿐이다. 이전에는 Cleric이나 Wizard가 주문을 시전하고, Fighter나 Rogue는 여러 재주들과 특수 기술을 이용해서 물리 공격을 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직업이 자신만의 고유한 특수 능력을 가지고 있고, 이것이 바로 power이다. 그러므로 이제 더 이상 spell이라는 가장 두꺼운 장이 없어지고, 그 자리를 class가 대체한다. 이 power는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매 차례마다 자유롭게 쓸 수 있는 at-will power, 매 조우마다 한 번씩만 쓸 수 있는 encounter power, 하루에 한 번만 쓸 수 있는 daily power, 마지막으로 아군에게 이로운 효과를 주는 utility power. 이 utility power는 또 encounter와 daily로 나뉜다. 그렇다면, 왜 utility power는 별 차이도 없으면서 따로 있느냐? 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데, 그 해답은 간단하다. Utility power를 제외한 모든 power는 전부 공격용 기술-attack power로 표현한다-이다. 심지어 cleric이나 paladin 조차도! 이렇게 사용할 수 있는 power의 개수는 매우 제한적인데, 11레벨에서 2/4/3/4-w/e/d/u이며, 이후 기존의 저레벨 power를 교체하면서 새로운 power를 배운다. 참고로 주문은 wizard나 warlock이 쓰는 power가 주문일 뿐이다.
Healing surge의 등장. 이것은 무엇인고? 속칭 자힐이다. PC는 대략 10개 정도의 healing surge를 가지고 있고, 이것을 기본 행동으로 사용할 때마다 hp의 1/4이 회복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능력이 공격 일변도로 만들어도 생존에 큰 무리가 없는 것이다.
이전에는 레벨이 오르면 가장 먼저 내성과 기본 공격 보너스를 찾았다. 그러나 이젠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상대에게 해를 끼치는 모든 행동은 전부 ‘공격’이며, 이에 대항하는 모든 수치는 ‘방어’이다. 그러므로 fortitude 내성 대신 fortitude defense이다. 공격 보너스와 방어 보너스는 모든 직업 공통으로 자기 레벨의 1/2이다. 즉, 물리 공격은 ‘1d20+레벨1/2+힘 수정치+각종 부가 보너스’이고, 지능에 기반한 power는 ‘1d20+레벨1/2+지능 수정치+각종 부가 보너스’이며, AC는 ‘10+레벨1/2+갑옷 보너스+방패 보너스+민첩 혹은 지능 수정치+각종 부가 보너스’이고, 의지 방어는 ‘10+레벨1/2+지혜 수정치+각종 부가 보너스’이다. 여기에 각 직업마다 fortitude나 reflex, will 방어 중 하나에 +2의 보너스를 준다. 그러므로 더 이상 fighter는 will이 낮아서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고, wizard는 자신의 공격이 빗나갈까 노심초사할 필요가 없어졌다. 모든 캐릭터는 거의 동등하다! 단지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
3. 직업과 power
각 직업이 가지고 있던 고유한 특성들은 power를 제외하곤 거의 사라졌다. 앞에서 공격 보너스와 내성 보너스가 하나로 통일되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불어서 hp 또한 두 종류로 나뉠 뿐이다. 우선 더 이상 hp 굴림은 없다. 상승하는 hp는 정해져 있다. 대부분의 직업은 1레벨 때 12, 이후 매 레벨마다 5씩 오른다-물론 여기에 CON 수정치를 더한다. Wizard만 1레벨 때 10, 이후 4씩 오른다. Healing surge 또한 전면에 나서는 직업은 7+CON 수정치이고 아닌 직업은 6+CON 수정치이다. 기술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직업마다 따로 배울 수 있는 기술이 정해져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재주를 사용하지 않는 한 배울 수 없다. 무기에 대한 proficiency 또한 직업마다 다르다는 점에서 큰 차이는 없다.
Cleric: 대표적인 기술인 Turn Undead를 보자. 이 기술은 본인을 중심으로 반경 10ft. 내에 있는 모든 언데드에게 1d10+WIS 수정치의 피해를 주고, 뒤로 밀쳐내며 다음 차례까지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다. 1레벨의 daily attack power인 Healing Strike는 적을 무기로 공격해서 두 배의 피해를 입히고, 자신이나 주변의 한 동료가 healing surge를 그 즉시 사용해서-기본 행동이 아니라- 자힐을 할 수 있게 해준다. Cleric의 대표적인 기술이었던 Cure Wounds는 하루에 한 번만 쓸 수 있는 daily utility power로 바뀌었으며, 대상이 마치 healing surge를 X 번 사용한 것처럼 치유해주는 기술이 되었다.
그 밖의 다른 직업들도 거의 비슷하다. Fighter의 경우는 방패나 양손 무기의 전문가가 되었고, 약간의 광역 기술을 가지고 있다. 오로지 Ranger만 쌍검으로 동시에 공격을 할 수 있다(그것도 쌍검으로 공격할 수 있게 해주는 power를 사용할 때만 가능하다. 모든 power를 다 보지 않았기 때문에 확신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매 차례마다 쌍검 공격을 할 수 있는 직업은 ranger가 유일하다). Wizard는 at-will power로 magic missile을 가질 수 있으며, 유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power보다 더 많은 수(2배)의 daily power를 주문책에 담을 수 있고, 매일 어떤 것을 사용할 지 준비할 수 있다. 새로 생긴 warlock은 단일 대상 공격과 각종 저주를 걸 수 있으며, warlord는 공격과 함께 부가 효과로 아군에게 여러 전투적인 능력을 부여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fighter나 paladin처럼 파티의 전면을 담당하는 직업의 경우 다른 동료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적이 자신을 무시하고 다른 동료를 때리면 여러 페널티를 주는 power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총평하자면, 대부분의 기술이 공격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일발에 적을 죽일 수 있는 기술은 사라졌고, 전체적으로 피해량이 줄어들어서 좀더 오래 공격적으로 싸울 수 있게 되었다.
모든 직업이 11벨이 되면 paragon paths라는 일종의 전직을 하게 된다. 매 직업마다 서너 가지의 path가 있으며, 그 중 하나를 선택하면 서너 가지의 새로운 특성과 power를 얻게 된다. 그저 기존의 직업에 새로운 기술들을 추가로 얻게 된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21레벨이 되면 epic destiny를 선택하게 되는데, pargon path와 유사하나 선결 조건만 맞으면 전 직업 공용으로 선택할 수 있다-물론, 선결이 직업인 경우도 있다. 30레벨이 되어서 전설로 남기 위한 은퇴를 꿈꾸는 레벨이다. -_-;;;
아! 현재 Cleric, Fighter, Paladin, Ranger, Rogue, Warlock, Warlord, Wizard만 있다. 이후에 PHP 2로 Barbarian과 Druid, Monk, Psion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럼, Bard는?
4. 종족
이전과 별다른 차이는 없다. 여전히 능력치와 기술에 보너스를 주고, 경우에 따라서 특수한 기술이나 power를 준다. 단! 한 가지 매우 중요한 점이 없어졌다. 각 종족마다 가지고 있던 직업과 가치관의 제한이 전부 사라졌다. 이제 드워프 wizard를 할 수 있게 되었다!
Dragonborn이라는 브레스를 쏘는 파충류인이 새로 생겼으며, Aasimar를 대신한 Eldrin이 생겼다. 그 밖에, 인간, 드워프, 엘프, 하프링, 하프 엘프, 티플링이 있으며, 노움과 하프 오크는 없어졌다. 더불어, 각 종족의 하위 종족-골드 드워프와 실드 드워프 같은- 또한 없어졌다.
놀라운 점은 드워프에게서 dark vision을 뺏어갔으며, 드워프 여자는 더 이상 수염이 자라지 않는다!
5. 기술
기술끼리 대량의 M&A를 행했고, 그 결과 기술의 수가 대폭 줄었다. 마법학이나 종교학 등의 knowledge 기술이 따로 독립했으며, 적절한 체크로 몬스터의 특징 등을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listen과 spot은 perception으로 통합되었으며, sense motive는 insight로 바뀌었다. 그 밖에도 다양한 통폐합들이 있다.
기술이 이전과 변한 가장 큰 차이점은 기술 또한 1/2레벨이라는 것이다. 더 이상 등급이나 기술 점수는 없으며, 처음 시작할 때, 각 직업에 따라서 가능한 기술을 선택하면 그걸로 끝이다. 이렇게 선택한 기술을 사용할 때는 +5의 보너스를 받으며, 그렇지 않은 기술은 그냥 사용하면 된다. 물론, 이전처럼 해당 기술을 훈련했을 때만 사용할 수 있는 능력들이 있다.
6. 재주
재주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뉘는데 1~10레벨까지 선택할 수 있는 hero 단계, 11~20까지 가능한 paragon 단계, 21~30까지 가능한 epic 단계가 있다. 그 밖에 달라진 점은 거의 없으며, 몇 가지 점에서 균형을 맞추는 변화가 있다-대표적으로 power attack은 명중에 -2의 페널티를 받고, 피해에 +2(양손이면 +3)의 보너스를 받는 것으로 바뀌었다. 참고로 없어진 cleric의 domain 대신, 각 신에 따라서 하나의 power를 주는 재주가 생겼다.
7. 장비
기본 장비는 거의 비슷하나, 마법 아이템의 경우 완전히 바뀌었다. 이전처럼 enhancement 보너스와 다른 특수 능력을 조합해서 마법 아이템을 만드는 대신, 레벨이 정해져 있고 그 레벨에 맞춰서 enhancement 보너스가 결정된다. 그리고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power를 사용하는 직업을 위해서 성물이나, 지팡이 등의 마법 아이템이 무기와 똑 같은 enhancement 보너스를 가지고 있고, 해당 아이템을 손에 들고 power를 사용하면, 그 아이템의 enhancement 보너스의 효과를 받게 된다. 한 가지 화끈하게 변한 점은 마법 무기로 치명타를 맞히면 그 enhancement 보너스만큼 주사위를 굴린다!
그리고 더 이상 물약이나 스크롤을 제외하고 마법 아이템을 만들 수 없게 되었다.
8. 전투
전체적으로 3.5의 방식을 그대로 옮겨 왔다. 그러나 몇 가지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행동은 이제 네 가지로 나뉜다: 기본 행동, 이동 행동, minor 행동, 자유 행동. 자유 행동은 언제든지 자유롭게 할 수 있으며, 나머지 세 가지는 각 차례 당 한 번만 할 수 있다. 한 가지 특이점은 전 라운드 행동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즉, 이제 더 이상 한 라운드에 여러 번 공격을 할 수 없게 되었다-물론, 특정 power로 가능하다. 그리고 5-foot step이 shift로 바뀌었으며, minor 행동이고, 이동 여부와 상관 없이 할 수 있다.
2절의 내용을 토대로 내성 굴림이 사라졌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아직도 존속하고 있다. 몇몇 power나 기술들은 지속적인 효과를 가지고 있다. 즉, 명중한 이후부터 x의 피해를 매 라운드마다 주거나, 여러 가지 상태 이상을 유지한다. 이렇게 공격이 명중한 뒤에 발생하는 지속 효과는 내성 굴림으로 해제할 수 있다. 매 차례의 끝에 내성 굴림을 해서, 성공하면 지속하는 효과를 제거할 수 있다. 내성 굴림은 매우 간단해서 1d20을 굴려서 10이상 나오면 성공이다. 따로 수정치는 없으며, 적은 수의 방법으로 이 내성 굴림에 수정을 가할 수 있다.
전 라운드 행동이 없어졌으므로, 한 차례에 여러 번 공격하거나, 쌍수로 동시에 공격할 수 없게(쌍수를 들 수는 있으나, 둘 중 하나를 택해서 공격한다) 되었으며, total defense는 기본 행동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기존의 flat-footed가 없어지고, 상대의 공격을 정상적으로 방어하지 못하는 모든 경우에 공격자가 얻는 이득은 combat advantage로 통합되었다. 협공을 하거나, 기습을 하거나, 정상적으로 방어 행동을 취하지 못할 경우, 공격자는 명중에 +2의 보너스를 받는 combat advantage를 얻는다. Grapple은 상대를 붙잡고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 grap으로 축소되었다.
Healing surge라는 새로운 능력은 second wind라는 행동으로 사용할 수 있다. Second wind는 기본 행동이며, 자기 hp의 1/4을 채워준다. 그리고 hp가 1/2로 줄어들면 blooded 상태가 되며, 따로 가해지는 페널티나 보너스는 없으나, 몇몇 power들은 blooded 상태에서 효과를 발휘한다.
9. Ritual
그렇다면, 그 많던 주문들은 전부 어디로 갔단 말인가! 그 중 일부는 이 ritual이 되었다. Ritual은 몇 분 정도의 시간을 들여서 바닥에 수식을 그리고, 제물-고가의 물건이나 healing surge 등-을 소비해서 좀더 강력하거나 광범위한 효과를 발생하는 기술이다. 주로, detect, commune, portal 계열의 주문이 ritual로 바뀌었으며, raise dead 또한 ritual이다. 그 밖에 지속 시간이 긴 주문들 또한 ritual이 되었다.
Ritual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마법학이나 종교학을 훈련해야 하며, ritual caster라는 재주가 있어야 한다(cleric과 wizard는 직업 특성으로 가지고 있다). 그리고 기존의 주문처럼 개개인이 ritual book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다른 사람의 책이나 스크롤로 배울 수 있으며, 책이 없어도 스크롤로 행할 수 있다. 따로 횟수의 제한은 없으며, 제반 사항이 받쳐주는 한 계속 행할 수 있다.
10. Multiclass
뭐니뭐니해도 3.5의 꽃은 multiclass와 prestige class를 통한 다양한 캐릭터의 창출이었다. 그러나 반대 급부로 좀 복잡한 점이 있었다-물론, multiclass를 하지 않으면 복잡하지 않았다. 그래서 4에서는 multiclass를 아예 삭제해버렸다. 대신 multiclass feat를 통해서 원하는 직업의 기술을 하나 배우고, 특수 기술 하나를 배울 수 있게 되었다. 이게 뭥미. -_-; 이를 통해서, 각 직업의 특수 기술에 기반한 재주를 선택할 수 있고, paragon path의 선결을 가능케 할 수 있다-아마, 기존의 prestige class를 paragon path로 바꾸려고 하는 것 같다. 추후에 다양한 paragon path가 나올 듯.
11. 총평
흠… 솔직히 말해서 정말 끌리지 않는다. 이미 3를 맛 보았기 때문에, 4는 너무 간략하고 개성을 표출할 수 있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a
출시되었다는 소식은 이미 전했습니다만 이런저런 이유로 구입도 못하고 읽어보지도 않았습니다. 이렇게 보니 알기 쉽게 잘 적어주셨습니다.